히타치 되살린 '혁신의 대명사'… 일본 게이단렌 차기 회장에

입력 2017-12-29 19:21  

나카니시 히로아키 회장은…

인프라 사업 '선택과 집중'
사장 취임 3년 만에 흑자전환

원전·고속철도·도로 등
인프라 수출에 역점 두는
아베 총리와 호흡 맞출 듯



[ 오춘호 기자 ] 일본 최대 경제단체인 게이단렌(經團連)이 차기 회장에 ‘혁신의 대명사’로 평가받는 나카니시 히로아키(中西宏明) 히타치제작소 회장(71·사진)을 내정했다. 일본 정부와 함께 ‘수레의 두 바퀴’로 불리며 손발을 척척 맞춰온 게이단렌이다. 이번 인선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의 협력과 소통을 한층 강화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 많다.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게이단렌은 내년 5월 임기가 끝나는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회장(74) 후임으로 나카니시 회장을 내정했다.

나카니시 내정자는 히타치 사장 시절 끊임없는 개혁과 혁신을 통해 적자에 허덕이던 히타치를 살려낸 인물로 유명하다. 내년 1월9일 열리는 게이단렌 회장단 회의에서 승인을 받은 뒤 5월 말 정기총회를 거쳐 취임한다. 히타치 회장이 게이단렌 회장에 오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1970년 히타치제작소에 입사해 해외 영업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히타치맨이다. 히타치는 2008년 7873억엔(당시 환율로 약 10조2000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2010년 4월 사장에 취임한 그는 히타치 재건 사업에 뛰어들었다.

반도체와 가전 등 이미 경쟁에서 밀린 사업들을 과감히 정리하고, 중전기나 사회인프라 사업을 지키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쳤다. 그 결과 불과 3년 만에 히타치를 흑자로 돌려세웠다. 2014년에는 영국 고속철도 등 해외 인프라 사업에 주력했다. 영국의 원자력발전소 건설사업 수주에도 성공했다.

일본 기업계는 나카니시 회장이 내정된 배경으로 일본 정부의 인프라 수출 확대 정책을 꼽는다. 철도 건설이나 원전 수출, 도로 건설 등 인프라 수출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생각하는 아베 총리와 호흡을 가장 잘 맞출 것이라는 관측이다.

나카니시 내정자는 이탈리아 인프라 관련 기업 인수와 사업 전개에 아베 총리의 지원을 많이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2010년 10조엔 규모의 인프라 수출액을 2020년까지 3배 이상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아베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본 방문 때 에너지와 인프라 분야의 대미투자 협력 확대 의사를 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1조달러 규모의 미국 내 인프라 투자사업에 관심이 있다는 언급도 여러 차례 했다.

일본은 중국의 육·해상 실크로드 건설 계획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 진출에도 관심을 두고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 니카이 도시히로 일본 자민당 간사장(원내대표)이 중국을 방문해 중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제3국 인프라 사업에 진출하는 비즈니스 협력을 제창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오춘호 선임기자 ohc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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